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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번째] 일하는 마음

느린 개미 2019. 6. 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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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마음 <제현주>

 

 듣똑라에서 제현주 대표가 나오는 편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한결같이 일을 잘하기 위해, 또한 왜 그 일을 해야하는지 고민해온 그분의 삶을 느낄 수 있었고, 말 한마디마다 깊이와 무게가 있어서 쓰거나 번역하신 책의 목록을 찾아보게되었다.

 

가장 최근에 쓴 [일하는 마음].

 

 제현주대표는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10여년 이상 컨설팅 업계에서 일하다, 회사를 그만두고 협동조합 형태의 롤링 다이스를 설립하여 느슨하게 일하는 삶을 경험 후, 최근 다시 회사에 들어가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팟캐스트를 들으면서도, 책을 읽으면서도 엄청난 독서를 하며 사색해온 그분의 내공과 삶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서 일을 잘하자! 라는 다소 딱딱한 주제를 감동을 받으며 읽게 되었다. ㅎㅎ   

 

 좋은 사람이 되는 방향에서 멀어지는 일은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신념이나,

 일을 잘하는 사람 중에 가장 담고 싶은 사람은? 이라고 팟캐스트 진행자가 물어봤을 때 (정확한 질문은 기억이 안나나 이런 의미였던 것 같다.)"김연아!" 라고 외치는 모습이라던가, 스키광이라고 지칭하는 말에서 인간적임도 묻어나서 웃으면서 읽고 들을 수 있었다.

 

최근 새로운 일을 접하면서, 갈팡질팡하며 괴로움이 있었는데, 이것은 익숙치않은 일을 하는데 당연함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받아들일 수 있어서 지금의 나에게 좋은 책이었다. 책 구절구절마다 좋은 글귀가 많아 아래에 적어두고 종종 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책에서>

 

- 네, 저는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건 더 큰 성공을 바라는 마음과는 좀 다른데, 두려운 상황이 점점 줄어들고, 어떤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편안하게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이러 변화는 어디에서 온 걸까요. 비로소 이유를 온전히 납득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뛸 수 있는 1킬로미터에 집중하는 거였다. 그러다 보니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조금씩 늘어났다.

 

- 그러니까 이것은 거대한, 아마도 마라톤 풀코스쯤은 되는 하나의 트랙이다. 그 트랙에서 벗어나 단번에 그만한 길이에 맞먹을 나만의 트랙을 찾아내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 일을 통해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일 자체를 보는것. '자기'로부터 놓여나는 만큼 어른이 된다.

 

- 그러고 보니 더 나이 들기 전에 그렇게 자신에 대한 단단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뭐, 다른 비결은 없다. 그저 묵묵히 시간을 들이는 것, 그게 글쓰기든 요리든 달리기든 그림 그리기든 무엇이든. 시간을 들인 효과는 누구보다 먼저 자신이 알게 된다.

 

- 좋은 것과 나쁜 것은 언제나 함께 온다. 그 중 무엇을 중심으로 내 과거를 이야기로 엮을지는 내 선택이다. 내 이야기에 대한 편집권은 오롯이 나에게 있다. 

 

-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에서 주의를 거두고,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주의를 기울일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행위에 집중하고 불안을 넘어술 수 있게 된다.

 

- 핵심은 '나'의 '성장'이 아니라 내 눈앞의 과업(무엇)과 그것을 해내는 방법(어떻게)에 집중하는 것이다.

 

- 역시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은 오늘의 일상뿐이다.

 

- 하나를 새롭게 시작하는 선택은 필연적으로,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다른 무언가를 버리게 만든다.

 

- 선언에서 시작된다. 목표와 계획과 상상을 일단 말해야 한다. 거기에서부터 무엇이든 시작된다.

 

- 말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게 있는거야.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 말하기 전에는 자기 생각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고. 말해야만 시작되는 일들이 있어.

 

- 공언을 고스란히 현실로 바꾸지는 못한다고 해도, 결국 거기에서 좋은 것이 출발한다.

 

- 꾸역꾸역 버틸 이유가 없는 삶은 자유로워 좋지만, 그게 또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야말로 정신승리일지도 모르겠지만.

 

- "잘하고 싶은게 있으면 괜찮은 것 같아"라는 대답인지 대답이 아닌지 모를 말을 하더니 "사니까 사는거지, 가 아니게 만드는 건 그런 일이야"

 

- 요즘 하는 일들에서 내가 괴로움을 거듭 느끼는 건 이일이 내게 익숙하지 않은 종류의 것이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5킬로그램이나 증량한 스쿼트와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이 괴로움은 내가 힘을 늘려가는 과정에 있다는 뜻일 테다. 이 시간이 훈련이라면, 이 훈련의 끝에 근육은 반드시 자라 있겠지.

 

- 직장 밖에서의 6년가량은 '나의 일'을 하는 감각을 만들어주었고, 직장 안에서 일하는 지금도 나는 그 감각을 최대한 지키면서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 

 

- 마지막 조언이자, 내게 가장 와닿았던 말은 이것이다. "자신을 여러 정체성으로 이루어진 복합체로서 받아들여라." 사람들은 흔히 일관성이 진정성의 표식이라고 생각하지만, 늘 한가지 모습이어야 진정한 것은 아니다. 인간에겐 여러 측면이 있다. 복수의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그런 여러 측면에 빛을 드리워 다양한 성향과 능력을 발현시키는 일일 수 있다. 

 

-미리 계획된 경로를 밟아 차근차근 전환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전화의 욕구나 필요가 닥쳤을 때, 대부분 먼저 '방황기'를 겪는다. 그 방황기에 우연히 만난 사람들, 우연히 마주친 기회들이 전환의 경로를 제시한다. 

 

- "전통적인 의미의 전문성을 어떻게 갖추느냐보다는 자신만의 탁월성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

 

- 전문성이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인정이라면, 탁월함은 자발적인 동기부여를 통해 스스로 쌓아가는 역량이다. 

 

- 그런 사람들이 정말 멋있게 보였는데, 나와 뭐가 다른가 생각해보면 그 사람들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풀고 싶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하더라고요. 탁월하게 일을 하기 위한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죠.

 

- "분절적인 경험밖에 할 수 없다면, 나는 여기서 뭘 얻어갈 수 있을지 먼저 생각해야겠죠. 그리고 일하는 과정에서 계속 개인적인 결산을 해나가는 거죠. 그러니까 조직의 목표와는 별개로, 개인적인 층위 안에서 목표 설정이 되어 있고, 그 목표에 따라 계속 점검해야 한다는 거에요. 일의 경험을 자기 방식으로 해석하지 못하면, 자기 언어가 없이 분절적 경험만을 가진 상태로 머무를 수 밖에 없으니까요."

 

- 책임으로만 이뤄진 삶은 결코 원하지 않지만, 아무 책임도 질 필요 없는 삶은 더 나쁜 것 같기도 하다.

 

- 불편함을 나눌 수 있고, 함께 고민할 사람들이 있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에너지를 소모할 가치가 생기기 때문이다. 

 

- 좋은 글을 쓰려면, 대단한 삶은 아니더라도 기만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 서로의 시도와 성취들에 (칭찬이 아니라) 감탄하는 것, 그 감탄을 가감 없이 전하는 것이 서로를 향한 최고의 임파워먼트라는 점이다. 

 

- 이 대화를 되새기던 그날 밤, "결국 유일한 준비는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라는 말이 아마 스스로 새기고 싶은 말이자, 새로운 일을 하려는 주변의 모든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구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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