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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다독

[두번째] 개인주의자 선언

느린 개미 2018. 9. 2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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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개인주의자 선언]을 읽어보고자 생각하고 있었는데, 팟캐스트 [다독다독]에서 해당 책 리뷰를 듣고 구매를 하게 되었다. 


사실 책의 리뷰내용보다 빵 터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책의 저자 문유석 판사 가 [전국의 부장님들께 감히 드리는 글] 이란 칼럼의 내용이다.


https://news.joins.com/article/21100197


그 칼럼 내용 중 일부분을 발췌했다


저녁 회식 하지 마라. 젊은 직원들도 밥 먹고 술 먹을 돈 있다. 친구도 있다. 없는 건 당신이 뺏고 있는 시간뿐이다. 할 얘기 있으면 업무시간에 해라. 괜히 술잔 주며 ‘우리가 남이가’ 하지 마라. 남이다. 존중해라. 밥 먹으면서 소화 안 되게 ‘뭐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자유롭게들 해 봐’ 하지 마라. 자유로운 관계 아닌 거 서로 알잖나. 필요하면 구체적인 질문을 해라. 젊은 세대와 어울리고 싶다며 당신이 인사고과하는 이들과 친해지려 하지 마라. 당신을 동네 아저씨로 무심히 보는 문화센터나 인터넷 동호회의 젊은이를 찾아봐라. 뭘 자꾸 하려고만 하지 말고 힘을 가진 사람은 뭔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뭔가를 할 수도 있다는 점도 명심해라.

[출처: 중앙일보] [문유석 판사의 일상有感] 전국의 부장님들께 감히 드리는 글



ㅎㅎㅎ 내 위의 세대분이 이런 생각을 가지기란 쉽지 않을거 같은데, 나도 몰랐던 먼가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글이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아주 나이 많으시다고 생각했었는데 69년생이시다)





책을 읽으며 이런 느낌을 가지게 해준 부분들이 많았다. (아 속시원해~~ ㅎㅎ)


책 일부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가끔 대나무숲에라도 가서 마음속 구석에 쌓인 외침을 토해내고 싶을 떄가 있다. 이놈의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려면 견뎌야 하는 것들이 지긋지긋하게 싫다고 말이다. 눈치와 체면과 모양새와 뒷담화와 공격적 열등감과 멸사봉공과 윗분 모시기와 위계질서와 관행과 관료주의와 패거리 정서와 조폭식 의리와 장유유서와 일사불란함과 지역주의와 상명하복과 강요된 겸손 제스처와 모난 돌 정 맞기와 다구리와 폭탄주와 용비어천가와 촌스러움과 기타 등등 기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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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초반부에 강력하게 개인주의자임을 선언하셔서, 내 내면의 일부 성향과 공감대를 일으키며 책에 빠져들게 되었다. 


책을 읽을수록 개인주의자라고 선언하셨지만, 세상과 타인을 보는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판사라는 직업 상 여러 인간 군상들을  만남으로서 타인과 인간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되지 않으셨을까 한다. 


전반부는 판사로서 개인주의자 선언을 했다면, 후반부는 판사로서 접했던 사건에 관한 심경과 생각들을 풀어놓았다. 전반부의 강력한 흡입력과는 다르게 후반부는 나에게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여러 비슷한 내용들을 묶어놓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최근 나의 관심사가 달라져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주의자 성향을 가진 나로서는, 인생 선배님이 이렇게 선언하신 내용이 깊은 동질감을 주며 시원한 곳을 팍팍 긁어주어 좋았다. (그리고 그분은 무려 판사이자, [미스 함무라비] 드라마의 극본을 쓰셨다! )


보통 서울대출신의 판사라고 하면 엘리트?권력? 이런 것들과 가까운 차가운 이미지였는데,

자신의 재능을 글쓰기로 발전시켜서, 깊고 따뜻한 공감을 이끌어 내신 글을 읽으며 세상은 참 존경할만 분들이 많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책 일부분========================

집에 돌아가며 생각했다. 한 개인으로 자기 삶을 행복하게 사는 것만도 전쟁같이 힘든 세상이다.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입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업 관문에서 살아남기 위해, 결혼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고통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 아이가 다시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도록 지키기 위해. 그런 개인들이 서로를 보듬어주고 배려해주는 것은 얼마나 힘든일인가. 또 그렇기에 얼마나 귀한일인가.

우리 하나하나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자기 아이를 지킬 수 있을 만큼 강하지 못하다. 우리는 서로의 아이를 지켜주어야 한다.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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